내가 kissinskin을 처음 만들기 시작한 건 2025년 5월이다. 그때는 "셀카 한 장으로 9가지 K-뷰티 메이크업이 입혀지는 사이트, 한국엔 없잖아? 만들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코드보다 어려웠던 건 사용자였다. 도구가 작동하는 건 시작일 뿐이고, 사람이 진짜로 그걸 쓰게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내가 그 1년 동안 직접 실패하고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서버비는 항상 내 예측보다 1.5배 더 든다. 처음에 OpenAI API 비용을 계산할 때 "한 번 분석에 약 0.4달러 정도 들 거고, 사용자가 2.99달러 내니까 마진은 충분하다"고 봤다. 그런데 실제로 운영해 보니, 첫 시도에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돌리는 사용자, 이미지가 어색해서 자동 재시도되는 케이스, 봇이 시도하는 의미 없는 호출 — 이런 것들이 다 합쳐서 실제 단가는 0.65달러 가까이 나왔다. 그래서 작년 8월에 한 번 결제가 폭주했을 때 OpenAI 청구서가 평소의 4배가 와서 일주일간 잠을 못 잤다. 그 후로는 동일 IP의 분당 호출 제한, 결제 전 미리보기 기능 같은 걸 추가했다. AI 사이트 만들 사람이 있으면 꼭 미들웨어부터 짜라고 말하고 싶다.
둘째, 프롬프트 한 줄이 서비스 품질을 결정한다. 처음에는 "9 K-beauty makeup styles, applied to the user face"라는 단순한 프롬프트로 시작했다. 결과가 나왔는데, 여성 사용자에게는 그럭저럭 맞았지만 남성 사용자에게는 얼굴 자체가 변형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 사용자가 "왜 제 얼굴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나요?"라고 메일을 보냈고, 그제야 내가 프롬프트에 "preserve facial structure, only modify makeup"이라는 명시를 안 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걸 고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AI는 정확히 시킨 일만 한다, 시키지 않은 건 안 한다 — 이게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셋째, 사용자는 코드가 아니라 경험으로 떠난다. 한국 사용자 한 분이 카카오톡으로 결과 링크를 친구에게 공유했는데, 미리보기 카드가 메인 페이지로 나와서 "이게 뭐야"라는 답장을 받았다고 메일로 알려주셨다. 기능적으로는 링크가 잘 작동했지만, 카카오 미리보기가 잘못 잡혀서 친구한테 자랑할 수 없었던 거다. 그날 저녁부터 OG 메타태그를 동적으로 생성하는 Cloudflare Worker를 짰고, 일주일 만에 카카오·인스타·트위터 모두에서 결과 페이지가 미리보기로 정확히 잡히게 됐다. 이 사용자분이 안 알려줬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일이다. 1인 운영자에게는 사용자 메일 한 통이 베타 테스터 50명보다 가치 있다.
넷째, "무료 도구"가 진짜로 무료여야 신뢰가 쌓인다. 사이트를 만들 때 "퍼스널컬러 진단은 무료, AI 메이크업은 결제"로 나눴다. 처음엔 무료 도구에서도 결제 페이지로 유도하는 작은 배너를 띄웠다. 그런데 무료 도구만 쓰러 온 사용자들이 평균 8초 만에 이탈하는 걸 분석에서 봤다. 배너를 빼고, 무료 도구는 진짜로 무료처럼 깔끔하게 두는 방향으로 바꿨다. 그 후 무료 도구의 평균 체류시간이 2분 30초로 늘었고, 그중 일부가 자연스럽게 유료 분석으로 넘어왔다. 결국 무료 콘텐츠를 진짜로 무료답게 두는 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었다.
다섯째, 1인 운영의 가장 큰 리스크는 번아웃이다. 작년 12월에 한 달 동안 일주일에 60시간씩 작업하면서 "이 정도면 곧 손익분기점 넘겠지"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런데 그 한 달 끝나고 일주일을 누워서만 보냈다. 만든 코드의 절반이 그 일주일 동안 봇 트래픽 때문에 깨져 있었는데, 일어날 기력이 없어서 손도 못 댔다. 그 후로는 무조건 주 5일, 하루 6시간만 일한다. 1인 인디는 마라톤이지 100m 달리기가 아니다. 1년 동안 살아남은 사이트가 좋은 사이트다.
지금도 매일 사용자 메일을 직접 받고 직접 답장한다. 가끔 "운영자가 진짜 사람이세요?"라고 묻는 분이 있다. 그럴 때마다 "네, 김용헌입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이 사이트의 모든 코드와 글을 직접 씁니다"라고 답한다. AI 시대에 1인이 만든 사이트가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사람이 만들었다는 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